신앙과 은둔생활보기

구약 성경에 보면, 대표적으로 은둔생활을 인물로 모세가 있다.

모세는 40세 자기 민족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하루는 애굽 사람이 자기 동족과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광경을 우연찮게 목격하게 되었고, 곧바로 애굽 사람을 살해하고 모래 속에 묻어 두고 말았다. 그 다음 날 다시 나가 보니 이번에는 동족들끼리 싸우는 것을 보고는 만류하려 했으나 오히려 돌아온 것은 뜻밖의 핀잔이었다. “누가 너를 우리를 다스리는 자와 재판관으로 삼았느냐 네가 애굽 사람을 죽인 것처럼 나도 죽이려느냐?”(출 2:14).

결국 이 소문이 바로 왕에게까지 퍼지게 되었고, 모세는 그때부터 은둔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바로가 이 일을 듣고 모세를 죽이고자 하여 찾는지라 모세가 바로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 땅에 머물며…”(출 2:15).

모세가 나이 80이 되어서야 호렙 산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으니 무려 40년 동안이나 은둔생활을 한 것이다. 모세는 철저히 혼자가 되었고 의지할 데가 없었으며, 오직 하나님만을 붙드는 세월을 보냈다.

혹시 당신이 지금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미디안 광야에서와 같은 은둔생활은 하고 있지 않은 것일까?

또 다른 인물로는 엘리야가 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850명의 바알 및 아세라 선지자들을 단칼에 처리할 정도로 엄청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왕후 이세벨이 그의 생명을 위협하자 곧바로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이 형편을 보고 일어나 자기의 생명을 위해 도망하여 유다에 속한 브엘세바에 이르러 자기의 사환을 그 곳에 머물게 하고…”(왕상 19:3). 그 이후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간구하였고, 호렙 산에서 40일 동안 은둔생활을 했다. 그곳에서 먹고 마시고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새로운 비전을 받았다.

살다 보면,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는가 보다. 그러나 우리의 목숨이 아직 붙어 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무엇인가 하실 일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다.

신약 성경으로 넘어와서 은둔생활을 한 인물로는 바울이 있다.

그는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후 아라비아에서 3년 동안이나 은둔생활을 하며 세계 선교에 대한 비전을 준비했다.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그 후 삼 년 만에 내가 게바를 방문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그와 함께 십오 일을 머무는 동안 주의 형제 야고보 외에 다른 사도들을 보지 못하였노라”(갈 1:17-19).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없는가 보다. 잠시 무리의 시야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 가서 고강도의 훈련을 받는 것도 좋은 대안일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은둔형 인물로는 요한이 있다.

사도 요한은 예수의 복음을 증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밧모 섬에 갇히게 되었다. “나 요한은 너희 형제요 예수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자라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를 증언하였음으로 말미암아 밧모라 하는 섬에 있었더니…”(계 1:9). 그의 나이가 90 이상이었을 것으로 본다면, 은둔생활을 하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다. 학자들 사이에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요한이 밧모 섬에 고립되어 있던 기간은 약 1년 6개월로 추정된다.

하나님은 마지막까지 우리를 놓지 않으신다. 마지막까지 훈련시키시고 끝까지 우리를 사용하신다.